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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감사에 관한 좋은 시
등록일 2023-11-04 조회수 603
오늘은 추수 감사 주일입니다.
그래서 감사에 관한 좋은 시를 함께 나누려고 합니다.
 
* 감사/ 박노해
 
오늘은 아무 일도 없었다
한가함이라는 선물을 받았다

오늘은 몸이 아파 누웠다
몸에게 반성하며 감사했다

오늘은 좋은 일이 있었다
힘든 시간들에게 감사했다

오늘은 실패가 있었다
그래도 나는 아직 죽지 않았다

내일은 새로운 만남과 선물이 있으리라
오늘 다시 준비하며 새롭게 감사할 뿐
 
* 감사하다/ 정호승
 
태풍이 지나간 이른 아침에 길을 걸었다
아름드리 플라타너스 왕벚나무들이 곳곳에 쓰러져 처참했다
 
그대로 밑동이 부러지거나, 뿌리를 하늘로 드러내고 몸부림치는
나무들의 몸에서 짐승 같은 울음소리가 계속 들려왔다
 
키 작은 나무들은 쓰러지지 않았다
쥐똥나무는 몇 알 쥐똥만 떨어뜨리고 고요했다
 
심지어 길가의 풀잎도 지붕 위의 호박넝쿨도 쓰러지지 않고
햇볕에 젖은 몸을 말리고 있었다
 
내가 굳이 풀잎같이 작은 인간으로 만들어진 까닭을
그제서야 알고 감사하며 길을 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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